말씀풀이

빌립보서 2:1-4 마음을 같이하지요

心貧者 2015. 11. 7. 10:57

마음을 같이하지요

빌립보서 2:1-42015/11/6()

2:1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2:2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2:3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2:4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오늘 밤 여러분들을 볼 때 문득 이런 시인의 시구가 생각이 납니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제목은 모르겠고 신경림 시인이 쓴 노랫말 중에 한 부분입니다.

 

'못난 놈들

여러분, 이 말에 걸려 넘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서 시인이 말하는 '못난 놈들'이란 시대를 거슬러 살아가는 우직한 사람들.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정직한 사람들을 빗대어 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참 똑똑하지요.

제 잇속만 차리는 깍쟁이들.

얄밉도록 약삭빠른 잘난 사람들.

얼마나 많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늘 손해를 감수하는 사람.

그가 바로 '못난 놈들입니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못남 놈들

그들은 세상이 가질 수 없는 힘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까?

그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힘입니다.

그래서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겨운 것입니다.

단결 된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저는 이 말씀이 참 좋습니다.

 

반면 깍쟁이는 어떻습니까?

서로 얼굴을 본다

이 말의 뜻을 모릅니다.

왜 깍쟁이들이 깍쟁이 짓을 하는 줄 아십니까?

깍쟁이들은요.

옆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눈이 없습니다.

그래서 눈치도 없이 코치도 없지요.

그러니 제 몸 편하자고 제 것만 챙기는 깍쟁이 짓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못났지만 정직한 사람들은요?

제 몸 하나 편하자고 제 것만 챙기는 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못나게 보이는 것뿐이지 진짜 못난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야 말로 '얼굴만 봐도' 흥이 생기고 힘이 나는 진짜 사람입니다.

(김장과 수육)

 

함석헌 선생님이 얼굴이라는 글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 얼굴만 대하면 키가 하늘에 닿는 듯하고,

그 얼굴만 대하면 가슴이 큰 바다 같애,

남을 위해 주고 싶은 맘 파도처럼 일어나고,

가슴이 그저 시원한,

그저 마주앉아 바라만 보고 싶은

 

그런 얼굴이 그립다고 말합니다.

저는 그런 얼굴을 가진 여러분을 이렇게 마주 보고 대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오늘 본문은 바울이 사도로서 빌립보에 있는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일 부분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13절입니다.

1:3 내가 너희를 생각할 때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며

 

나는 여러분을 생각할 때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바울은 말합니다.

여러분, 이 인사말은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었습니다.

진정성이 담긴 바울의 인사말입니다.

빌립보,

사실상 바울의 첫 선교지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물론 바나바와 함께한 1차 전도여행도 있었지만 바울에게 있어서 정말 기억이 되고 가슴으로 남은 전도여행은 실라와 함께 떠난 유럽의 전도 여행이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열매로 얻어진 곳이 바로 빌립보입니다.

그러니 바울은 빌립보를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빌립보.

바울이 첫 선교지입니다.

하지만 고린도교회나 에베소교회처럼 오랜 기간 그 곳에 머물지 못합니다.

늘 이것이 사도로서 아쉬움으로 남지요.

유럽의 첫 선교지인 만큼 시간을 쏟고 노력을 쏟고 애정을 쏟고 열정을 쏟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이런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6절입니다.

1:6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여기서 말하는 '착한 일'이란 구원에 관련된 일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구원의 역사이지요.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이고,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삶의 방향으로 나가는 구원의 역사를 말합니다.

이전처럼 제 것만 챙기는 깍쟁이의 삶이 아니라 형제의 얼굴을 서로 봄으로 흥을 돋울 수 있는 정직한 자의 삶입니다.

 

그런데요.

시간이라는 놈이 참 무서운 놈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바울이 전한 복음의 가르침이 빌립보 교회 안에서 희미해지지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공동체 안에서 사라졌던 깍쟁이 그리스도인들이 하나 둘 씩 다시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형제의 얼굴과 형편을 살피지 못하고 미꾸라지처럼 이리 빠지고 저리 빠지는 이들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이렇게 권면하는 것입니다.

2:1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2:2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2:3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2:4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이것을 새번역 성경으로 다시 읽어드리겠습니다.

2:1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에게 무슨 격려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무슨 동정심과 자비가 있거든,

2:2 여러분은 같은 생각을 품고,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 마음이 되어서, 내 기쁨이 넘치게 해 주십시오.

2:3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2:4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제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24절입니다.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바로 이것입니다.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서울시 오페라단 단장이 이건용 선생님입니다.

이 분이 중일일보에 '알토들의 존재감'이라는 칼럼 하나를 쓰셨습니다.

제가 글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용은 이런 것입니다.

 

합창에서 멜로디의 주선율을 맡으면서 음악을 리드하고, 그 음악의 표정을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것은 소프라노입니다.

반면 남성파트인 베이스는 저음이지만 음악의 틀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테너 역시 높은 소리이기 때문에 잘 들립니다.

문제는 알토의 존재감입니다.

소프라노나 테너처럼 곡의 선율을 책임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베이스처럼 화성 진행의 기둥 역할을 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파트에 비해 알토의 존재감은 아주 작습니다.

 

그런데요.

우리나라 합창 지휘의 최고 권위자인 이건용 선생님의 말입니다.

알토, 왜 알토인가?

왜 합창에 알토가 꼭 필요한가?

전체 합창 소리를 풍부하게 만드는 협력자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합창의 매력인 화성입니다.

소프라노 테너와 협력하여 화성을 완성시키기 때문에 알토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가능하시면 알토 같은 교인이 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앞서 이끌어 가는 소프라노와 테너 같은 분들도 필요하겠지만 잡음이 아닌 화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알토 같은 교인이 많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교회가 참 좋은 교회가 되기를 원한다면 알토와 같이 화성을 완성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3-4절만 다시 새번역으로 읽어드립니다.

2:3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2:4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는 핵심 원리는 '겸손한 마음'이지요.

바로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이 있어야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고 축복이 됩니다.

깍쟁이 교인이 되지 마십시오.

못난 얼굴 못난 인생이지만 그 얼굴에서 흥이 살아날 수 있는 성도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