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잡이
오늘 묵상할 시편은 ‘시련 가운데 드리는 참회의 기도’입니다. 6세기경 교회는 일곱 시편(6, 32, 38, 51, 102, 130, 143)을 참회 시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오늘의 본문입니다. 중세기에 접어든 천주교회는 고난주간 이 시편들을 가지고 금식과 함께 기도문으로 사용했으며, 개혁가 마르틴 루터 역시 자신의 최초 독일어 번역 출판물로 이 시편들을 선택하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철저히 죄를 고백하면서, 이 시편들을 완전히 제 것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입니다.
■ 묵 상
병들어 시련 가운데 있는 시인은 자신을 치료하고 구원할 하나님께 넉넉한 자비를 구합니다. ‘주님, 분노하며 나를 책망하지 마십시오. 진노하며 나를 꾸짖지 마십시오. 주님, 내 기력이 쇠하였으니, 내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내 뼈가 마디마다 떨립니다. 주님, 나를 고쳐 주십시오.’(1-2) 자신의 병과 시련을 하나님의 진노로 여긴 시인은 지칠 대로 지쳐가는 자신의 모습 속에서도 다시 하나님을 찾아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두 가지입니다. 3절에 나와 있듯이 하나는 죽음 앞에 놓인 내 생명을 건저주실 분, 또 하나는 시련과 탄식 속에서도 그의 사랑으로 구원하실 유일한 분이기 때문입니다.(3) 그러니 하나님으로부터 분리 된 공간 즉 죽음과 스올로 내려가지 전에 구원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침상을 띄우는 눈물로 호소할 만큼 시인의 상황은 극한 곤경 속에 처해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아픔을 함께 하지는 못합니다. 사단처럼 죄의 고발 자가 된 친구는 이미 원수가 되었고, 율법을 저버리는 악을 행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말합니다. ‘주님께서 내 탄원을 들어 주셨다. 주님께서 내 기도를 받아 주셨다. 내 원수가 모두 수치를 당하고, 벌벌 떠는구나. 낙담하며, 황급히 물러가는구나.’(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