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일
누가복음16:8-13절 2018/03/23(금)
16:8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16:9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
16:10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
16:11 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도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16:12 너희가 만일 남의 것에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너희의 것을 너희에게 주겠느냐
16:13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길 것임이니라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성경에는 많은 비유들이 등장합니다.
특히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유가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비유장이라고 불리는 마태복음 13장이 그 대표적이지요.
➀씨뿌리는 자의 비유: 1-9
➁가라지의 비유: 24-30
➂겨자씨의 비유: 31-32
➃누룩의 비유: 33
➄밭에 감추어진 보물의 비유: 44
➅값진 진주의 비유: 45-46
➆그물의 비유: 47-50
이렇게 일곱 개의 비유가 마태복음 13장(비유장)에 등장합니다.
이처럼 비유를 즐겨 사용한 것은 예수님 대화법의 특징이자 설교의 특징입니다.
문제는 그 비유들의 해석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비유를 제자들에게 풀어 설명하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비유에 대한 해석이나 설명을 따로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해석이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비유의 실체인 하나님의 나라,
그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의 것들로 비유하셨기 때문에, 그 뜻을 올바르게 밝히고, 그 의미를 바르게 해석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하늘의 눈과 하늘의 마음을 가진 자만이 바라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비유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유의 해석이 어려운 것입니다.
오늘본문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본문의 배경은 1절부터 시작됩니다. 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가장 믿음직한 청지기에게 맡겨 관리하게 했습니다.
주인에게 신임을 얻은 이 청지기는 주인의 수족이 되어서 정말 성실하게 밤낮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 그의 충성을 의심할 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못 믿을 것이 사람이지요.
어느 순간부터인가 자신의 처지를 망각한 이 청지기는 주인 것을 제 것 쓰듯 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주인 노릇까지 하는 뻔뻔함까지 보이게 되었습니다.
청지기가 돈 맛을 안 것입니다.
돈만 있으면 없던 힘도 생기고
사람들로부터 관심도 받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돈만 있으면 주인노릇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청지기가 안 것입니다.
돈맛을 제대로 안 것이지요.
결국 돈맛에 길들여진 청지기는 공과 사의 구별을 잊은 채 주인의 재물을 축내는 파렴치한 인간이 되고 맙니다. 그러니 이 청지기의 악한 행실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탈 수밖에 없지요.
세상에는 비밀이 없습니다.
악한 행실, 결국에는 다 들어나지요.
눅16:1 또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있는데 그가 주인의 소유를 낭비한다는 말이 그 주인에게 들린지라
16:2 주인이 그를 불러 이르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찌 됨이냐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직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
하루아침에 해고당한 청지기는 앞이 깜깜했습니다.
뒤늦게 후회해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다시 주어 담을 수도 없고,
그러던 중에 자신이 처한 처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눅16:3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구나
거친 일을 놓은 지 이미 오래 된 청지기는 힘든 노동을 견뎌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나이에, 밥을 빌어먹는 일도 부끄러웠습니다. 더 비참한 것은 자신을 향한 마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몰락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그 따가운 시선을 도저히 견딜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의 머릿속에 불현듯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 아직 내가 해고당했다는 사실을 마을 사람들이 모르지 않는가?’ ‘아직 주인과 셈할 것이 남아있지 않은가?’
그런 후 꾀 하나를 냅니다. 바로 회계조작, 장부조작을 합니다. 주인에게 빚 진 자들을 은밀하게 불러들이고는 청지기가 묻습니다. ‘당신이 내 주인에게 진 빚이 얼마요?’ ‘예, 올리브기름 백말입니다.’
그러자 청지기는 자신이 전적으로 맡아 보관하던 빚 문서를 주인 몰래 내놓더니 이렇게 제안합니다. ‘어서 앉아서, 쉰 말이라고 적으시오’
이번에는 밀 백 섬을 빚진 사람에게 묻습니다. ‘당인은 내 주인에게 진 빚이 얼마요?’ ‘밀 백 섬이요’ ‘그래요, 그러면 여기에다 여든 섬이라고 고쳐 적으세요.’ 이런 식으로 주인 몰래 회계조작 장부조작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든지 제 살 궁리를 먼저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한 주인의 반응이 참 재미있습니다. ‘불의하지만, 옳지는 않지만 참 지혜롭다’라는 것입니다. 16:8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여러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시는지요?
‘옳지 않은 청지기지만, 일은 지혜 있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빛의 아들들 곧 천사들보다 더 지혜롭다고 추켜세우기까지 합니다.
회계조작 그것은 아주 중한 범죄입니다.
하지만 주인은 자신을 속여 자신의 재산을 탕진한 청지기를 오히려 추켜세웁니다.
도대체 이것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할까요? 보편타당한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주인의 돌발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 복잡한 문제를 바르게 풀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유념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비유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나 사실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비유입니다.
따라서 비유의 내용을 가지고 윤리적이냐 비윤리적이냐, 사실이냐 사실이 아니냐를 언급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논쟁입니다. 중요한 것은 비유 속에 담긴 예수님의 의도, 뜻입니다.
비유 속에 담긴 예수님의 의도, 뜻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불의한 청지기가 선택한 지혜로운 일, 지혜로운 행동에 있었습니다.
바로 ‘해고’라는 절망의 자리에서 택한 하나님의 긍휼입니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로 설명을 드리자면,
마6:12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달라’는 것입니다.
원어 그대로 다시 직역하면, ‘우리가 우리에게 빚진 사람의 빚을 없애 준 것 같이 우리의 빚을 없애 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긍휼을 행하는 것이지요.
좀 다른 관점에서 봅시다.
회계조작(장부조작)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얼마든지 주인의 돈을 착복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요.
남의 빚을 탕감하는 것보다는 이왕 이렇게 된 것 한 목 단단히 잡는 편이 더 낫지요.
탕감보다는 횡령이 더 낫지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착복(횡령)이 아니라 탕감, 하나님의 긍휼을 선택합니다. 이것이 불의한 청지기가 행한 지혜로움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비유를 설명하시면서 예수님이 이렇게 결론짓는 것입니다.
16:9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재물을 준 이유가 무엇일까요?
쌓아두라고
그 쌓아둔 것을 자랑하라고, 아닙니다.
그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는 것입니다.
즉 친구를 영접해서 친구를 얻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소탐대실이지요.불의한 재물을 취하고, 친구 곧 가장 가까운 사람을 잃는 어리석음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상황이 그 대표적인 실 예이지요. ‘파이저’라는 세계최대 다국적 제약회사가 있습니다.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를 보면 정말 억 소리 납니다. 상상도 못할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본이 들어갑니다. 이 회사들의 목표는 오직 영업이익, 돈입니다. 그래서 예방 백신을 개발하는 데 돈을 투자하지 않고, 치료제 개발에만 막대한 돈을 투자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방백신을 만들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약 회사가 정말 인간의 복지와 건강한 삶을 추구한다면 치료제 개발 보다는 예방 백신 개발에 돈을 더 투자해야 합니다. 하지만 다국적기업 ‘파이저’는 치료제 개발과 치료제 생산에만 몰두합니다.
그것이 곧 큰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세계적인 부호 ‘워렌 버핏’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 분이 세계적인 부호임에도 불구하고 명성을 얻는 이유가 있습니다.
에이즈 예방 백신 연구를 위해 해마다 막대한 기부금을 내기 때문입니다.
다국적기업 ‘파이저’처럼 에이즈 치료제 개발을 위해 투자하면 더 큰 부자가 되겠지요.
하지만 ‘워렌 버핏’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귄 것이지요.
그래서 세계적으로 존경받은 부호가 된 것입니다.
다시 9절입니다.
16:9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 태백에서 목회를 하던 어느 목사님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교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밭을 임대해서 옥수수 농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정성을 기울인 만큼 옥수수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했고, 탐스럽게 열린 옥수수를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장사꾼이 와서는 옥수수를 팔라고 떼를 쓰더랍니다. 마을 사람들하고 나눠 먹을 생각이었는데 하도 집요하게 졸라대서 할 수 없이 밭떼기로 팔았는데 500평에 심긴 옥수수를 40만원에 넘겼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온 장사꾼은 값을 잘 쳐줬다고 큰 소리 치면서 옥수수를 싹 거둬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자초지종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혀를 차면서 면박 아닌 면박을 이 젊은 목사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목사님, 아니 고작 40만원에 팔아요. 세상 물정 몰라도 너무 모르시네.
그 정도면 120만원은 넉넉히 받을 수 있어요’ 이 순진한 젊은 목사가 서울 장사꾼에게 속은 것이지요.
속았다고 생각하니까 더 억울한 것입니다.
‘어떻게 키운 옥수수인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해서 잠도 오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새벽기도회에 갔지요.
그런데 자꾸 ‘네 주머니에 있는 것을 주라’는 소리가 들리더라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옥수수 판 돈 40만원이 생각났습니다.
때마침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웃의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 그냥 봉투째로 다 주고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신기한 것은 돈 주고 오는 데, 자신도 모르게 흥거거리면서 찬양을 부르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 날 밤 그 목사님은 두 다리 쭉 펴고 잤다고 합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재물에 대하여 우리 주님이 이렇게 가르쳐 주십니다.
눅(새)16:11 너희가 불의한 재물에 충실하지 못하였으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16:12 또 너희가 남의 것(재물)에 충실하지 못하였으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인들 내주겠느냐?
16:13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그가 한 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 쪽을 떠받들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이것이 오늘 본문의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입니까, 돈입니까? 이것에 대한 정직한 대답은 여러분 각자의 몫으로 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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