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게 살 수 있는 능력
잠언 11장 24-27절 2019/05/19(주일오후) 청년헌신예배
11:24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11:25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
11:26 곡식을 내놓지 아니하는 자는 백성에게 저주를 받을 것이나 파는 자는 그의 머리에 복이 임하리라
11:27 선을 간절히 구하는 자는 은총을 얻으려니와 악을 더듬어 찾는 자에게는 악이 임하리라
인사드리겠습니다.
하나님의 은총과 평화가 평화교회 청년부 헌신예배에 참여한 우리 모두에게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주보를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설교의 제목이 무엇으로 기록되어 있습니까?
‘가난하게 살 수 있는 능력’
어떻습니까?
마음에 드십니까?
‘부유하게 살 수 있는 능력’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말씀의 제목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시간 준비한 말씀의 제목은 ‘부유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가난하게 살 수 있는 능력’입니다.
제가 제목을 이렇게 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난하게 살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제가 만난 그리스도의 복음이자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큰 자유이자, 목회자인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증거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말씀은 여러분 보다는 어쩌면 목회자이자 설교자인 제 자신을 향한 설교일 것입니다.
5월만 되면, 늘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는 분이 계십니다.
제정구 선생님입니다.
평생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다가 돌아가신 제정구 선생님이지요.
(지난 2월, 20주기)
제가 시흥시 신천동에서 목회를 막 시작할 즈음에 시흥을 지역구로 국회의원까지 지내신 분입니다.
‘국회의원 제정구’
하지만 제가 기억하고 싶은 이름은 ‘빈민의 친구 제정구’입니다.
그가 해마다 마을 공동체 ‘복음 자리 축제’가 열리면, 내건 글귀가 있었습니다.
貧者 天下之大本
마태복음 5장 3절에서 따온 말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천하의 근본’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오고도 평생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는 길을 걷게 됩니다.
제정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펴낸 ‘가짐 없는 큰 자유’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중에 ‘가난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이라는 장이 나오는데, 거기에 담긴 내용입니다.
청년 제정구, 그리스도인 제정구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었다고 합니다.
마태복음 5장 3절에 나오는 ‘심령이 가난한 자’가 되는 것입니다.
산상설교에 나타난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심령이 가난한 자’가 되어 ‘하늘나라의 기쁨을 소유하는 것’, 이것이 청년 제정구, 그리스도인 제정구의 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청년 그리스도인 제정구는 왜 이런 꿈을 꾸게 되었을까요?
바로 행복입니다.
돈으로 살수 없는 진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마태복음 5장 3절입니다.
5:3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공동번역 성경으로 다시 읽어드리겠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하늘나라를 소유하는 영원한 행복이지요.
이것이 청년 그리스도인 제정구의 꿈이자 인생이 됩니다.
참 별난 꿈이고 인생이지요.
하지만 그런 제정구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입니다.
자기야 얼마든지 수제비나 라면으로 한두 끼씩 먹고도 버틸 수 있었지만 배가 점점 불러오는 아내가 굶주림에, 배고픔에, 가난함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 있는 것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일이였습니다.
방 한 칸 없이, 머지않아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니 갑자기 가난이 무서워졌습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여기저기에 이력서를 급하게 냈습니다.
난생 처음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번번이 안 되는 것입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데도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매형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중앙정보부(국정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취직이 어려울 거래. 그 쪽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주면 즉각 취직도 시켜주고 살림집도 마련해주겠다는데…"
그러면서 말끝을 흐리더라는 것입니다.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내건 조건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청계천 판자촌에서 살지 않을 것.
또 하나는 정일우 신부(당시 빈민 운동을 하던 미국인 신부)과 함께 살지 말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자기가 가야 할 길이 훨씬 분명해지고 단단해지더라는 것입니다.
'나의 길은 지금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고, 그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은 곧 중앙정보부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판자촌에 살라는 것이고 또한 정일우 신부님과 함께 살라는 것이구나!'
그런 후 자기 호주머니를 뒤적입니다.
전 재산 3000원이 손에 잡혔지요.
그것으로 서점으로 달려가 성경 한 권을 구입한 제정구는 성경 속지에 이렇게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축 취직 기념(하느님께). 1976년 9월 1일'
세상이 아닌 하나님의 직장에 취직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1977년 4월, 정일우 신부와 함께 철거민 이주 공동체인 복음자리 마을을 시흥시 신천동에 만들게 됩니다.
신기한 것은, 정말 신기한 것은 이 날 이후 단 하루도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린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 것은 먹을 것 입을 것 마실 것을 단 한 번도 걱정해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잠언에 기록 된 오늘 말씀을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보면 네 사람의 삶이 등장합니다.
첫째, 11:25 ‘구제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새 번역 성경은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자’, 그리고 공동번역 성경은 ‘남에게 은덕을 베푸는 사람’이라고 번역했는데, 한 마디로 늘 남에게 퍼주는 사람이겠지요.
어떻습니까?
이런 사람 부자가 되겠습니까, 가난하겠습니까?
잘 모르겠습니까?
그러면 두 번째 유형입니다.
11:25절 후반에 나오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새 번역 성경은 ‘남에게 마실 물을 주는 사람’, 공동번역 성경은 ‘남을 대접하는 사람’이라고 번역해 놓았는데, 이런 사람 어떻습니까?
부자가 되겠습니까, 가난하겠습니까?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까?
세 번째입니다.
11장 26절입니다.
‘자기 곡식을 창고에 들이지 않고 내 놓아 파는 사람’이 나옵니다.
물론 남을 위해서입니다.
어떻습니까?
이런 사람 부자가 되겠습니까, 가난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묻겠습니다.
11장 27절에 나오는 네 번째 유형의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이지요?
‘선을 간절히 구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새 번역 공동번역 성경 동일하게 ‘좋은 일을 애써 찾는 사람’으로 번역했는데, 이런 분들 어떻습니까?
부자가 되겠습니까, 가난하겠습니까?
현실에서는 가난이지요.
비웃음이겠지요.
현실에서는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의 인생은 결코 가난하지 않다는 것이 하나님의 약속이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이 친히 힘이 되어 주시고 직접 챙겨주시기 때문입니다.
잠10:29 여호와의 도가 정직한 자에게는 산성이요 행악하는 자에게는 멸망이니라
(공)10:29 야훼의 길을 따라 곧게 살면 친히 힘이 되어주시지만 나쁜 짓을 하면 망하게 하신다.
현실은 어쩌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광야입니다.
그래서 가난이 무서운 것입니다.
정직하게, 성경대로, 산상설교에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 바보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가난한 이들과 애통하는 이들과 우는 자들과 함께 야훼의 길을 따라 곧게 살면, 그 인생을 하나님이 친히 챙겨주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성경에는 그런 증거들이 차고도 넘쳐납니다.
대표적인 예 3 가지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광야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먹이신 것처럼 하나님이 친히 먹이신다는 것입니다. 농사를 짓지 않아도, 창고에 들이지 않아도 하늘로부터 매일 내려온 만나로 먹이신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배불리 먹이신다는 것입니다.
둘째, 그릿 시냇가에 숨은 하나님의 선지자 엘리야에게 까마귀를 통하여 먹이신 것처럼 그렇게 하나님이 공급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수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모든 것이 황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선지자가 기력을 차릴 때까지 쉬지 않고 하나님이 공급하셨다는 것입니다. 정말 말도 되지 않은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셋째, 장정만 5000명이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을 때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드려진 도시락을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나누어 주자 5000명이 먹고도 12광주리가 남았던 것처럼 그 보다 더 큰 하나님의 역사를 우리에게 보이시겠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구제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하나님이 구제하시고,
‘남을 윤택하게 하는 사람’을 하나님이 윤택하게 하시며,
자기 곡식을 창고에 들이지 않고 제 것을 내 놓는 자를 하나님이 축복하시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선을 간절히 구하는 자’ 다시 말해 ‘좋은 일을 애써 찾는 사람’에게 하나님이 친히 선으로, 좋은 일로 갚아 주신다는 것이 성경의 약속이고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가난하지만 결코 가난할 수 없는 부유함.
그 강력한 부유함의 축복이 바로 청년 그리스도인 제정구가 붙들었던 ‘가난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이었습니다.
복음 안에 감추어진 가난의 역설이지요.
하나님 나라에 감추어진 가난의 역설입니다.
‘가난하지만 결코 가난할 수 없는 진짜 부유함, 진짜 행복입니다.’
24절부터 공동번역 성경으로 다시 읽어드리겠습니다.
11:24 인심이 후하면 더욱 부자가 되지만 인색하게 굴면 오히려 궁해진다.
11:25 남에게 은덕을 베풀어야 풍부해지고 남을 대접해야 저도 대접을 받는다.
11:26 곡식을 내놓지 않으면 욕을 먹고 곡식을 팔아주면 복이 굴러든다.
11:27 좋은 일을 애써 찾으면 호감을 사지만 나쁜 일을 좇으면 그것을 되받는다.
말씀을 마칩니다.
얼마 전 실향민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한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부처님 앞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 아들이 구순을 바라보는 노모에게 묻습니다.
‘어머니 뭔 소원이 그리 있어, 그리 간절히 기도해요’
그러자 구순을 바라보는 노모가 단 1초에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고맙다고 했지, 부처님이 오셔서 고맙다고 했지’
어떻습니까?
예수님이 오신 것이 정말 고마우신지요?
날 사랑하셔서 오신 주님, 그 한분만으로도 정말 고맙고 감사하신지요?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라고 하셨는데,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렇게 살아가는 능력이 있으신지요?
‘가난하게 살 수 있는 능력’
존 웨슬리의 말합니다.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부이지만, 그것 없이도 살 수 있다면 그것은 권능입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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