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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옮김, 간디 자서전, 한길사

心貧者 2012. 2. 9. 18:16

모한다스 가람찬드 간디 Mohandas Karamchand Gandhi, 자서전, 진리에 대한 나의 경험 이야기 An autobiography or the story of my experiments with truth

 



인도인 중에서 우리나라에 가장 잘 알려진 분이다. 왜 그럴까? 아마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서 대영제국으로부터 비폭력과 비협력으로 인도독립을 이끈 분이기에 그렇지 않나 생각된다. 간디에 대해 수 많은 책들이 나와 있다. 대부분 이런 책들은 그의 업적을 찬양하는 글이다. 그러나 이 책, 간디 자서전은 인간 간디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또 생각한 것보다 더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이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어쩌면 그는 아주 고집스러운 사람이고, 자신의 목표를 묵묵히 실행하는 사람, 즉 신념의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하트마 간디로 알려진 Gandhi의 자서전이지만, 그가 기록한 진리의 실험에 대한 기록이다. 정신적인 것 보다 도덕적인 것의 실험들, 수많은 진리실험의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뿐이다. 내가 성취하려고 원하는 것, 지금껏 30년 동안 성취하려고 싸우고 애써온 것은 자아의 실현이다. 내게는 그것이 절대로 옳다고 생각됐으며, 그때 현재로는 그것이 완전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비폭력과 불살생이 주를 이룬다. 이 책에서의 종교의 의미는 자기 실현 또는 자아의 깨달음을 뜻하는 것이다. 도덕이 모든 사물의 근본이요, 진리가 모든 도덕의 근본이라는 확신한다. 그의 주요 사상은 아힘사(ahimsa, 불살생), 그의 행동은 사탸그리하와 스와데시로 잘 표현된다. 생명 가진 모든 것을 평등시하는 것은 자기정화 없이는 불가능하고, 자기정화가 없으면서 아힘사의 법칙을 지킨다는 것은 모순이다. 이 아힘사의 길에 동참하기를 기원한다.

 

또한 인도 독립의 아버지라 불리며 인도의 정치에 큰 획을 그은 분이다. 최근 간디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다시 조명하고 있으나, 그는 분명 한 인간이었고, 인도를 위해 큰 노력을 한 사람이고 생각한다.

 

성장기에서 영국과 남아프리카와 인도에서의 생활과 종교 그리고 투쟁, 사탸그라하운동에서부터 나그푸르 회의까지의 기록이다. 사탸그라하(남아프리카에서 한 나의 진리 실험)와 인도에서의 비협력운동은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지만, 인도독립 전,후 시기의 상황(특히 정치적 상황)에 대한 언급은 적은 편이며, 당시 생존한 다른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는 생략했다.

 

무엇보다 한번 생각해봐야 할 점은 그의 영국에 대한 생각이다. 실제 간디는 인도 독립에 큰 공헌을 하였다. 하지만, 그의 고집스러운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과 대립했다. 그는 인도의 독립이 대영제국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인도에 대한 실정을 영국체제의 잘못이 아니라 영국관리의 잘못으로 보고 영국에 협력하여 독립을 쟁취하자고 주장하면서 무장투쟁과 무력에 의한 독립을 반대하였다. 만약에 우리의 상황에서 이런 주장을 했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의 인생에서 무엇보다 정직과 부모에 대한 효도 그리고 자유와 자유로운 공부를 중시하였다. 어떤 면에서 효도나 자식교육은 희생이다. 어버이를 효성으로 섬기려면 모든 행복과 쾌락을 다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나는 그때 알지 못했다. 그는 부모에 대한 효도를 다 못했기에 후회가 남는다고 고백한다. 나쁜 글씨는 불완전한 교육의 표시로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보기에 선생은 아이들을 억지로 공부시키려고 애를 쓰는 엄한 사람들이었다., 교육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어린이 교육, 태중 교육과 부모의 모범을 중시하였고, 현재 교육의 모순점을 인식하고 참된 교육제도를 찾기 위해 많은 실험을 했다. 임신 동안 계속해서 어머니의 기분, 욕망, 성질 또는 그 생활방식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태어난 후에 아기는 부모를 본뜨며 기간 동안 그의 성장은 부모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라는 거대한 배일에 가려진 자식들은 어쩌면 희생양인지도 모르겠다. 자식들에게 유감이 있다면 내가 이상적인 아버지가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학문교육을, 내가 잘못인지 모르지만, 내가 진정으로 전체를 위한 봉사라고 믿는 것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한다., 인도건국에 크게 이바지한 간디와 네루는 인도의 지배자가 된 네루 자녀가문, 평범한 간디 가문의 모습을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누구보다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었다. 죄를 다시 범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들어 있는 순결한 고백은 그것을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 앞에 바쳐졌을 때 가장 순수한 타입의 회개가 된다. 그의 삶을 가장 잘 요약해 주는 나는 하느님은 오직 봉사를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봉사의 종교를 내 종교로 삼은 것이었다. 그리고 봉사는 내게 있어서는 곧 인도에 봉사함이었다. 인생에서의 자신의 길을 찾고, 그 사명을 실천해나가면서 살아야 한다. 진리의 탐구야말로 인생의 최상선이다. 그의 모토 나는 한번 시작한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이라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 한 내던져서는 안되고 제가 충분히 증험해 보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이 믿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진리를 흐리게 하는 일이다. 궁극의 목적이 진리를 탐구하는데 있기는 하면, 아무리 그 사람의 계획이 실패됐다 하더라도 결말은 절대로 해로운 것이 아니고, 도리어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게 된다.

 

남아프리카에서 그에게 새로운 길이 열렸다. 이제 민중은 더 이상 그에게 떨어진 존재가 아니고, 그가 민중에게 가까이 다가갔고, 그 속에 함께 있었다. 그러기에 그가 더 존경 받는 인물이 되었을 것 같다. 지식인으로서 배운 허세와 지도자로써 뻐기는 태도가 없는 인물, 진정한 지도자로 변신하였다.

 

직업관, 어떻게 보면 자신이 있게 된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혐오했다. 나는 법률가란 직업에 구역질이 났다. 지성이 도리어 범죄를 가려 줄 만큼 타락하고 보니 지성 그 자체가 싫어졌다. 독자는 진실을 가지고 직업에 종사한다 하여도 직업을 더럽히는 그 근본적인 결함은 시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솔직한 간디의 모습과 너무 금욕에 집착하는 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일상의 일을 겪어가면서 고치고 수정하여 나아가는 존재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같은 평범한 인간들 그의 금욕적인 삶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과 그의 신념 나의 아내에 대한 성실은 내 아내를 내 정욕의 도구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었을까? 내가 만일 가정생활의 쾌락과 자녀의 출생과 양육에 빠져 있다면 나는 그 일을 감당할 수가 없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브라마차랴(금욕)를 지키지 않고는 가정봉사와 사회봉사는 양립이 될 수 없다. 브라마차랴를 지키면 둘은 완전히 양립된다.,의 엄격함을 볼 수 있다. 한때 그는 아내란 남편의 정욕의 대상이요, 남편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했지, 남편의 협조자로, 고락을 같이하는 친구나 짝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고 솔직히 밝힌다. 그도 힌두교도로, 당시 교육의 영향으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유럽에서의 교육과 진리의 실험을 통해서 변화되었다고 생각된다.

 

위대한 인간이기 이전에 그는 한 사람이고 싶었다. 일상적인 삶에서 그의 모습, 마하트마(Mahatma, 위대한 영혼)의 설움은 마하트마만이 안다. 철도여행에서 내 소문을 듣고 오는 사람에 둘러싸인 때에는 나는 그들의 다르샨(접견) 추구의 열광에 희생물이 되어야 했다. 

 

인도의 상황, 우리나라는 너무 혹독한 가난과 기근 속에 빠져있기 때문에 해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거지로 만들어버리므로 먹을 것을 얻기 위해 필사적인 경쟁을 하는 그들은 체면도 자존심도 돌아볼 줄을 모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자선가들은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어 제 손으로 밥을 벌어 먹도록 하게 할 생각은 않고 동냥만 주고 있다.로 가난구제는 돕기보다는 자활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 또 당시 농민교육을 통해 농민들에게 관리는 납세자들로부터 월급을 받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민중의 주인이 아니라 공복이라는 것을 깨닫게 함으로써 관리들에 대한 그들의 공포를 씻어주는 일이었다. 강압적인 관리들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외쳤다.

 

획일적인 종교의 맹신과 반목, 목이 타 죽을 지경이 되어도 전통적인 힌두교도라면, 비록 거기 물이 있어도 그것이 이슬람 교도의 물이라면, 결코 마시지 않는다. 힌두교도의 물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참는다. 그런데 그 힌두교도도 병이 나서 의사가 술이나 고기즙을 처방해 주거나 이슬람교도 혹은 그리스토교도 조제사가 그들에게 물을 주면 그때는 주저하지도, 묻지도 않는다., 사회의 잘못된 종교관을 벗어나라고 외치며, 종교간의 관용을 주장하였다. 말과 글의 역할, 인간의 말은 하느님의 길을 다만 불완전하게 밖엔 그려낼 수가 없다. 그것은 그려낼 수도, 풀어 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그렇지만 이 불완전한 인간이 감히 그것을 묘사해 보려고 한데도 그는 자기의 불분명한 이 말보다는 더 좋은 어떤 매개체를 가지지 못했다. , 기독교에 대해서도 예수만이 하느님의 오직 하나의 화신이요, 그를 믿는 사람만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나는 예수를 하나의 순교자로, 희생의 화신으로, 거룩한 스승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다. 어느 정도 선을 분명히 그었다. 종교문제에 있어서는 신앙은 각기 다른 것이고, 각 사람의 신앙은 그 사람에게는 최고의 것이기에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면서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바랬다. 만일 모든 사람이 모든 문제에 있어서 신앙(종교)이 일치한다면 세계에 종교는 하나만이 있을 것이다.

 

변명이지만, 솔직한 인간의 열망과 더 나아가는 방향인 것 같다. 그의 힌두교적 불살생에 대한 관념 종교는 저에게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까지도 저나 제 가족을 위해 고기나 계란을 먹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때까지 나는 내 체력은 강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한 줌의 흙에 불과한 것 같았다. 나는 지고 말았다. 사탸그라하 투쟁을 다시 시작하자는 강렬한 의욕이, 내 속에 살자는 열망을 불러일으켜서, 그 맹세를 글자로만 지키는 것으로 만족하고 그 정신은 포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맹세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고 민중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기를 바랬다.

 

정치적 투쟁 등이 수록되지 않은 이유: 지나간 7년 동안의 나의 중요한 실험들은 모두 국민의회를 통해 행해진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내 실험을 더 계속 써 나간다면 지도자들과의 관계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재의 나의 실험에 대하여는 아직도 결정적 결론이 얻어졌다고 할 수 없다.

 

마무리. 이 책은 교훈이며, 가르침이다. 나는 평론가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이 자서전을 쓰지는 않는다. 쓰는 일 이 자체가 하나의 진리에 대한 실험이다. 목적의 하나는 분명히 내 동료들에게 위로를 주고 반성의 자료를 주자는 것이다. 이런 간디의 생각처럼, 우리도 간디의 진리에 대한 실천과 배움을 나누면 좋을 것 같다. 간디가 극단적인 금욕주의자의 모습도 보이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인간 간디에 다가갈 수 있었다. 배울 것이 많은 간디지만, 너무 지나친 자신의 확신이 일부는 아집으로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현재에 나오고 있지만, 그의 행동과 업적은 이를 다 가리고도 남은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인도에 간디의 아쉬람과 간디의 이념을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비폭력을 외치며 세상의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간디 아쉬람은 간디의 명성에 비해 소박한 건물과 풍경들이 간디의 실험과 그의 정신을 말해주고 이어나가는 것 같다. 무엇보다 큰 그의 업적은 그런 정신적 승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가 훌륭한 일은 많이 했지만, 그 또한 정치인이었다. 최근 간디를 다른 식으로 접근하는 몇몇 책이 출판되었다. 그리고 지나가 버린 과거에 대한소문이 무성하다. 그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의 일부를 나의 아버지 간디라는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너무 훌륭한 아버지 밑의 자식의 고뇌와 괴로움을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그의 흠이 간디라는 인간의 위대한의 모습을 가리지는 않으나, 사실은 사실대로 밝혀야 할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다.

 

 나는 세상을 향해 새로운 것을 가르치지는 않았다. 진실과 비폭력은 오래 시간 인간과 함께 했다. I have nothing new to teach the world. Truth and non-violence are as old as the hills

* 이 책은 인간 간디를 다시 볼수있는 기회와 인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인것 같다. 힌두교의 비살생과 힌두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간디가 자서전을 영어로 쓴 것이 아니라, 구자라티로 쓴 것을 영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번역한 것입니다. 왜 간디가 영어로 쓰지 않았는지는 의문이지만, 자신의 고향말로 인도인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서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 간디의 사상은 비폭력(Ahimsa)을 통한 진리파지(眞理把持·Shata Graha)로 요약할 수 있다. 'Ahimsa'는 모든 생물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진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