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송현, 시인 함석헌

心貧者 2008. 11. 1. 21:03

풍파에 아니 녹고 닦이어난 그 맘이 고와 차고 날카로운 빛살 쏘며 모래밭 위에 떠는 거룩한 외로움에 우는 그 눈이 애처로와 나는 내 뼈만 남은 손을 그대에게 주노라. 뼈만 남은 뜨거운 식은 손을 그대에게 주노니 멎으려는 심장의 마지막 들뜀으로 그대를 떠미노니그대여,그대 맘 뜨거워 이 모래밭 이김으로 걷는 날 오거든 찬 물결에 잠기려는 내 지친 영을 그대 또한 일으키라.--- p.95,---pp1-8
좋은 글이란 별게 아니다. 음악의 생명은 박자에 있듯이, 문장은 주술 관계가 정확하고, 또 무슨 소린지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좋은 문장이다.

선생님의 문장은 한마디로 언문 일치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이상적인 문장이다. 그래서 선생님의 문장은 살아 숨쉬는 문장이고, 혼이 깃든 문장이다. 선생님의 육성이 곧 문장이고, 문장이 곧 육성이다. 문장과 육성이 따로 놀지 않고 한데 어우러져 한 몸으로 논다. 어디까지 육성이고, 어디까지 문장이고가 구별되지 않는 문장이다. 그래서 선생님의 문장은 선생님의 인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문장이다. 선생님의 숨소리와 맥박이 들리는 문장이고, 선생님의 표정과 눈빛이 보이는 문장이다.

이 땅의 문사들이 문장 따로 말 따로 노는데 선생님의 문장이야말로 말과 글이 한데 어우러진 명 문장이다. 선생님의 문장은 개성이 강하다. 그것은 선생님의 삶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그 독특함이 문장에 자연스럽게 녹아 흐른다.--- p.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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