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초대 총괄건축가 승효상. 그는 ‘빈자의 미학’이라는 건축 철학을 토대로 이 땅의 ‘바른’ 도시와 건축 짓기를 강조하며 ‘파주출판도시’, ‘노무현 대통령 묘역’, ‘웰콤시티’ 등을 설계한 바 있다. 이 책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는 서울시 초대 총괄건축가로서 우리 도시 건축의 실태와 상황을 면밀히 살펴본 승효상이 퇴임 직후 출간한 책으로, 그의 도시건축론을 담고 있다.
그는 우리 도시가 권력과 자본을 위한 기념비적 건축과 천편일률의 마스터플랜에 오랫동안 집착해왔다고 말한다. 총독관저 터에 지은 폐쇄적인 청와대, 땅의 기억을 깡그리 지운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 이러한 건축은 우리에게 허망함만을 안겨주기에, 이제는 좁은 골목길, 작고 낡은 건물, 다원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공영역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승효상은 왜 그러한 공간을 강조하는가. 이 사회가 너무도 몰염치하고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개개인은 힘이 없으니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연대가 이루어지는 사회가 공유도시이며, 이러한 도시는 공공성을 지닌 건축을 통해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건축은 삶을 조직하고 도시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이제, 거대도시가 아닌 성찰도시를 꿈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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