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이남훈,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의 창조자들 메신저, 알에이치코리아.

心貧者 2016. 8. 11. 11:19




창조는 파괴에서 시작됩니다. 사람들의 기존 인식을 파괴해야, 새로운 메시지를 마음으로 전해줄 수 있는 법입니다. 이를 앵커링 부수기라고 합니다. 1932년 10월 루스벨트 대통령 후보의 선거운동이 한창일 때의 일입니다. 선거운동본부장이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홍보물에 실린 사진에 대한 저작권 협상을 하지 않은 채 홍보물을 300만부나 제작한 겁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사진 가격은 300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홍보물을 다시 만들기에는 시간이 촉박했고, 저작권 협의 없이 홍보물을 뿌렸다가는 그 이상의 벌금은 물론 도덕성에도 먹칠할 위험성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같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시겠습니까? 선거운동본부장은 사진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저희 선거운동본부는 루스벨트 후보의 홍보물 300만 부에 당신 이름을 넣었습니다. 이제 당신은 아주 유명해질 겁니다. 그러니 후보자 당선을 위해서 1,000달러 정도 후원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그러자 사진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 그렇군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근데 1,000달러는 좀 무리고 250달러 정도만 하면 안 되겠습니까? 미안합니다.”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지 않습니까. 저작권 문제란 인식을 파괴하고 홍보효과란 관점으로 전환을 한 겁니다. 



메시지를 구조화하라


브라질의 대통령 룰라 다 실바는 노동자 출신으로 대통령에 뽑힌 전대미문의 인물입니다.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지지율이 무려 87%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극적인 대비를 통해 자신의 생각에 집중하도록 하는 재능이 있었는데요. 그의 메신저 역할은 올림픽 유치에서 빛을 발합니다. 2009년 10월,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IOC총회가 열렸을 때까지만 해도 브라질의 올림픽 유치는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동안 올림픽은 유럽에서 30번, 북미에서 12번, 아시아에서 5번, 중미에서 1번 열렸습니다. 하지만 남미에서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올림픽은 모든 사람과 모든 대륙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 말 하나가 판을 흔들었습니다. ‘나라 대 나라’라는 구도를 ‘대륙 대 대륙’으로 전환시킴으로써 가능성이 없었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올림픽 개최지가 된 것이지요. 참 대단한 메신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단호한 메시지의 힘


때로는 단호한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마가렛 대처가 이 방면에서는 능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영국 국민들이 부(富)에 대한 열망을 갖길 바랬습니다. 국민들이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한 경제를 바꾸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부를 중심에 두고 ‘선과 악’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취합니다. 그녀는 대국민 연설에서 끊임없이 이렇게 묻습니다. “부자는 선(善)입니까, 악(惡)입니까?” 1981년 새로운 정책에 저항하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을 때입니다. 정부 인사들은 그녀에게 타협을 권하고 언론도 대처가 어쩔 수 없을 것이라 하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타협을 권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돌아갈 사람은 돌아가세요. 레이디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단호하게 규정해버리는 그녀의 언어들은 사람들을 메신저의 세계로 끌려오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그녀의 단호함이 영국병을 고쳤습니다. 



말보다 행동


1970년 12월 7일,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 비까지 내렸습니다. 이날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는 폴란드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바르샤바에 있는 유대인 위령탑을 찾습니다. 취재를 위한 기자들와 참배를 반대하는 성난 군중이 몰려들었습니다. 위령탑 앞에서 잠시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한 빌리 브란트는 고개를 들고 뒷걸음질을 합니다. 기자들은 빌리 브란트의 다음 동선을 따라잡기 위해 빨리 현장을 빠져나가려고 합니다. 그 순간 빌리 브란트는 털썩 무릎을 꿇습니다. 모두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 나라의 정상이 타국에 가서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외교상 전무후무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독일의 치욕스런 역사를 증명하는 곳에서 나치에 의해 희생된 수많은 영령을 만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입니다.” 그의 행동은 전 세계에 독일의 진심을 알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폴란드 수상 요제프 키란티예비츠는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으로 관계정상화를 위한 자리에서 빌리 브란트를 끌어안고 하염없이 통곡을 했습니다. 당시 언론은 이렇게 전합니다.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전체였다.” 그는 1년 후 유럽 긴장완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합니다. 어떨 때는 말보다 행동이 더 확실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리더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입니다. 정확한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사람입니다. 다양한 노하우나 기법들이 있겠지만 이것 하나는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메시지는 그 사람의 생각 그 자체라는 것 말입니다. 빌리 브란트가 무릎을 꿇은 것도, 대처의 단호함도 의도된 것은 아닐 겁니다. 이미 그런 생각을 깊이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과 행동이 나왔을 겁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효과적으로 전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