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풀이

에베소서 6장 18 사귐의 기도 9

心貧者 2018. 8. 23. 10:07


사귐의 기도 9

에베소서 6182018/08/22()

6:18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

 

지난 시간에 살려본 주제는 두 가지입니다.

 

기도는 습관이다.

천하가 기도실이다.

 

개인이나 공동체나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를 받는 가장 좋은 길은 기도 생활 속에 있습니다.

따라서 따로 시간을 내어’ ‘하나님과 대면할 수 있는 자리에서 오직 주님에게만 집중하는 경험습관처럼 매일 유지하는 것은 우리 영성 생활에 매우 큰 유익을 줍니다.

 

다음은 실제적인 예시들로 나에게 맞는 기도 습관을 꼭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기도

시편 기자의 고백입니다.

119:147 당신의 말씀에 희망을 걸고 새벽보다 먼저 일어나, 이렇게 부르짖사옵니다.

119:148 뜬눈으로 밤을 지켜보며 당신의 약속을 묵상합니다.

 

이것이 훗날 예수님의 기도습관이자 새벽기도회가 생긴 배경이 됩니다.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는 것처럼 가장 이상적인 신앙생활도 없을 것입니다.

새벽에 개인 기도시간을 마련하든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든 또는 직장이나 일터에서 하루의 일과를 기도로 시작하든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기도 시간과 기도 장소를 마련하여 습관처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실천력입니다.

 

낮기도

다소 생소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주 오래 된 기도 전통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수도 공동체와 수도사들이 선호하는 기도 습관입니다.

 

낮 기도의 형식과 방식이 여럿이 있지만 우리 한국교회에 가장 보편적으로 소개된 로욜라의 이그나티우스San Ignacio de Loyola가 가르친 낮기도(Daily Examen)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임재에 대해 의식을 깨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돌아본다.

내면의 감정에 주목한다.

그날 일어난 일 중 하나를 택하여 그것에 대해 기도한다.

내일을 내다본다.

 

이것은 아주 유익한 영적 습관입니다.

꼭 이그나타우스의 가르침대로 하지 않더라도, 일과 중간에 잠시 일손을 멈추고 하나님의 임재에 깨어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메마른 일상에 샘을 파는 일과 같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하루 일과 중에 기도할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이 의외로 많다는 점입니다.

5분이라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묵상 기도의 5분은 매우 긴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종종 이런 질문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전문 종교인이 아닌 우리가 어떻게 치열한 일상 속에서 기도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쉬는 시간마저 기도 시간에 활용하라는 것이 어처구니없는 요구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바른 기도 생활을 못해 보았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커피한잔 들고 잡담하거나 핸드폰(인터넷)에 매몰되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하나님과 함께 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하늘로부터 오는 신선한 힘이 내면에 차오를 것입니다.

참된 쉼은 그런 것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도

시편 기자의 고백입니다.

63:6 잠자리에 들어서도 당신 생각, 밤을 새워가며 당신 생각뿐,

63:7 나를 도와주신 일 생각하면서 당신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즐겁습니다.

 

이것 역시 훗날 예수님의 기도습관이자 하루를 마무리 짓는 저녁기도의 모형이 됩니다.

 

마무리 기도를 통하여 하루를 정리하고 진정한 휴식을 취하려면 많은 것을 버려야 합니다.

늦게까지 텔레비전이나 핸드폰(인터넷)에 붙들려 있는 것은 가장 먼저 버려야할 현대인의 습관입니다.

우리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텔레비전과 핸드폰(인터넷)은 영성생활에 치명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영성생활의 기민성과 활동성을 약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선별하여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핸드폰(인터넷) 사용을 자제하는 것은 기도 습관에 매우 큰 유익을 줍니다.

 

한 가지 더 언급하면, 하루를 마무리 하는 기도 시간을 너무 늦게 잡지 말라는 것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드리는 기도라 하여 늦게 잡을 이유는 없습니다.

피곤하여 잠에 빨려 들어갈 때 기도하려고 애쓰면 오히려 괴로움만 커지고 제대로 기도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잠에 짓눌리기 전에 미리 기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 너무 피곤하다면, 신속히 잠자리에 들어 아침 기도를 준비하는 것이 더욱 유익합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기도의 장소입니다.

기도의 장소인 생활 속에 지성소(골방)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기도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골방)을 확보 하는 것은 기도 자의 큰 복입니다. 그곳이 가정이나 섬기는 교회 속에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겠지요.

 

생활 속에서 기도의 지성소(골방)를 찾을 때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목을 피할 수 있는 장소가 좋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6: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 자기 신앙을 과시하려는 유혹을 차단하려는 뜻입니다.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는 장소가 좋습니다.

집중은 기도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집중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물러난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더 수월합니다.

 

일단 장소를 정하면, 그곳을 지속적으로 찾는 것이 좋습니다.

기도 장소가 고정되면 앉는 즉시 기도에 몰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물론 기도의 장소를 바꿈으로 이색적인 경험을 하기도 하지만 경험상 기도의 장소’ ‘기도의 시간이 일정하게 정해진 것이 더 좋습니다.

 

기도의 장소와 관련해서 한 가지 더 언급할 것이 있습니다.

등에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처럼 언제라도 기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는 곳마다 그곳을 기도실로 삼아 기도한다면 우리 삶은 주님의 생기로 충만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기도의 장소와 관련된 한스 뎅크(Hans Denck, c. 14951527)의 기도문을 살펴보겠습니다.

 

! 나의 하나님, 당신은 그토록 크신데아무도 당신을 발견하지 못하고,당신은 그토록 큰 소리로 부르시는데아무도 듣지 못하고,당신은 그토록 가까이 계신데아무도 느끼지 못하고,당신은 모두에게 당신을 주시는데아무도 당신의 이름을 알지 못하니,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사람들은 당신을 멀리 하면서당신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당신께 등을 돌리고는당신을 볼 수 없다고 말합니다.귀를 막고는당신의 음성을 들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어디에서든 육의 눈을 감고 영의 눈을 떠서 둘러보면 그곳에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대인처럼 기도하기 위해 예루살렘 성전을 찾거나 그곳을 향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도에 있어 거룩한 장소는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기도에 도움을 주는 시간, 기도의 도움을 주는 장소는 있게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그곳에 그리고 그 시간에 하나님이 더 충만하게 임하셔서가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정서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도에 쉽게 접근하거나 빠져들게 하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당신에게 기도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이며 장소는 어디인가?

그리고 그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나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